본문 바로가기
독서/문학작품

김초엽 작가의 신작,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리뷰 (줄거리, 결말)

by 하교랑모 2023. 6. 24.

안녕하세요. 하교람모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은 김초엽 작가의 신작, <수브다니의 여름휴가>입니다.

김초엽 작가는 SF소설로 유명합니다. 예시로 '지구 끝에 온실'이 있습니다.

이 책은 '밀리의 서재'에서만 정식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스포를 원치 않으시고 리뷰만 보실 분은 아래의 링크를 눌러주시면 됩니다.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리뷰로 바로 넘어가기

 

 

 

 

 

1.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줄거리 (※ 스포 주의)

https://youtube.com/shorts/S0QVcFnmZv8?feature=share

수브다니 여름휴가 트레일러

 

 

<줄거리>

 

현이는 인공장기 배양 회사의 직원이다. 처음에는 심장파트, 다음은 간 파트. 하지만 매니저와의 싸움으로 인해 안구 배양 파트로 옮겨졌다. '물고기 눈알 공포증'이 있는 현이는 악몽에 시달리다 결국 사고를 쳐서 자진 퇴사하게 된다.

 

그러다 '솜솜 피부관리숍'이라는 공고를 발견하게 된다. 그곳으로 면접을 보러 가게 된 현이는 수상하다고 생각한 가게가 예상외로 활기찬 곳이어서 놀란다.

 

'솜솜 피부관리숍'은 커스텀 인공피부를 만드는 곳이며, 이곳에 취직하게 된 현이는 디자인 단계의 피부를 미니 오가노이드로 만들어 면역 및 기능을 테스트하고, 배양을 돕는 일을 하게 되었다. 

 

주 손님은 자신이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이라고 믿는 아더킨(Otherkin).

 

현이는 점점 그 일에 적응해 나갔고, 가게사장은 현이에게 정직원 제안을 하게 된다. 하지만 사회에서 승인되지 않은 일이라 고민하던 중 수브다니를 만나게 된다

 

수브다니는 가게의 진상으로 알려져 있고, 수브다니가 원하는 피부는 금속이었다. 하지만 가게 입장에선 금속 피부는 쉽게 부패되고, 사망 위험이 있어 수브다니의 제안을 거절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가게를 찾아왔고, 결국 현이가 사장에게서 '수브다니 쫓아내기' 미션을 받고 수브다니와 첫 상담을 하게 된다.

 

 

"금속 피부를 갖고 싶은 이유가 있나요?"

.

.

.

"녹슬고 싶어서요."

 

 

현이는 수브다니의 피부 샘플을 분쇄해서 크리스퍼 유전자 표지 실험을 수행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인간의 피부가 아닌 세포 기반 인공피부였던 것. 

 

수브다니는 원래 안드로이드였다.

 

가게 사장은 그 이야기를 듣고 수브다니의 의뢰를 수락하고 열심히 피부 이식에 힘을 쓰게 된다. 그런데 수브다니가 나타난 이후 매번 검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끼는 수상한 사람들과 기자들이 가게를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게 된다. 

 

결국 이식 전날, 일이 터지고야 만다.

 

절도 신고로 범인을 찾고 있는 경찰을 통해 수브다니의 본명이 '최수안'이라는 것을 알아내게 된다. 가게 사장은 그가 남사아라는 아티스트와 함께 2인조로 작업 했던 시삭 예술 작가라고 말해주었다. 현이는 우선 경찰에게 수브다니의 존재를 숨기고 수술 당일 수브다니에게 물었다.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에 갈 거예요?"

 

 

 

"여름휴가를 갈 겁니다."

 

하지만 단조로울 것 같았던 피부 이식 수술은 기자들과 수상한 사람들이 최수안을 내놓으라며 가게에 몰려들었다. 그 소란 속에서 수브다니의 피부 이식은 성공했고 그대로 사라지게 되었다.

 

수브다니에게서 듣게 된 진실을 들은 가게 사장은 현이에게 말하게 된다.

 

방탕한 작가라고 알려진 남상아는 최수안을 만나게 된 후, 함께 2인조 작가로 데뷔하게 된다. 처음 사람들의 평은 미미했지만, 최수안이 안드로이드 제조사인 델타존이 소유하고 있던 최첨단 안드로이드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 그들의 작업물은 극찬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베를린의 한 전시회에서 수안의 기계 내부 장치들을 녹슬게 해서 만든 '실천적 죽음'이라는 작품을 내놓게 되는데, 그 작품을 계기로 남상아와 최수안의 관계는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얼마 후, 타이베이(반인간과 인간 결혼 인정)에서 결혼을 하게 되고, 몇 년 뒤 이혼 발표를 한다. 남상아가 자신에게 인간화 시술을 강요했고, 매우 고통스러웠다는 점이었다.

 

결과적으로 기자와 사람들이 가게에 찾아와서 난동을 부리는 것은 자신이 남상아의 유작인 금속 조각을 훔쳤기 때문이라며 떠나기 전 가게 사장에게 말한 것이다. 

 

하지만 며칠 후 수브다니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다.

 

수브다니의 죽음으로 화살은 가게에게 돌려졌고, 사회의 많은 비판을 받게 되었다. 현이는 잠잠해질 때까지 사막으로 도망가게 되었고, 집에 남아있는 피부 조각 샘플을 집에 두고 온 것이 기억이 나서 도영 언니에게 편지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다.

 

에피소드

 

현이의 원래 꿈은 '인형'이 되는 것이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음이 무거울 땐 펑펑 울어서 물먹은 솜이 되고,
기분 좋은 날은 햇볕에 바짝 마른 보송한 솜이 되는 거예요.
화가 날 땐 나 자신을 마구 때려도 되겠죠.
솜 인간에게는 자해든 자기 파괴든 조금 덜 위험하,
더 보송한 일이 될 거예요.
축축한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 마를 거예요.
다시 산뜻하게 살아날 수 있도록요.

 

사막에서 지내고 있는 현이는 메일 읽다가 뜻밖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

 

죽었던 줄로만 알았던 수브다니가 여름휴가를 잘 보내고 있다고 메일을 보내왔던 것이다. 그와 남상아의 작품인 '실천적 죽음'이 아닌 '변화의 실행'이었던 것. 수브다니와 다른 폐기된 로봇들과 함께 해변가에 놓아 파도가 치며 몸을 반쯤 적셨다가 다시 빠져나가는 그 위치에서 오랜 시간 있게 했던 작품이다. 

 

폐기된 로봇 동료들이 녹슬고 있는 동안 바이오 플라스틱 피부를 가진 수안은 쉽게 녹슬지 않았다. 

 

현이 기억하는 그 영상 속 수브다니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흔들리는 카메라와 그 너머 웃고 있는 수안, 그리고 남상아를 바라보는 수안.

 

그는 피부 아래가 녹슨 채 여름의 태양을 받고 있었다.

 

 

 

 

혹은 진짜 내가 되고 싶다는 갈망이란 대체 뭘까요?
그것은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서 
한 사람의 뼈를 이루게 되는 걸까요.

 

 

 

 

 

2.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리뷰

<수브다니의 여름휴가>는 100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SF소설입니다.

 

여기서 아더킨이라는 존재가 나오는데, 자신이 본래부터 짐승이었다고 믿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아 짐승이 되었다면 과연 우리는 그 사람들을 짐승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 본질적으로 우리는 인간이 맞는 걸까요?

 

애초부터 '인간'이라는 단어는 사람이 정의해 왔습니다. '짐승'이라는 단어도 사람이 정의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자신을 '짐승'으로 정의한다면 그것도 맞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의 여운이 가실 때쯤, 수브다니의 결말을 읽고나서는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수브다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녹슬고 싶다는 그의 말. 죽은 그 여자와 마찬가지로 자신도 부패되고 싶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로봇은 기계의 성능이 다하지 않는 이상 늙지 않으니까요.

 

가볍게 김초엽 작가님의 책을 읽고 싶으신 분들은 밀리의 서재에서 읽어보시길 권장드리며,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